남쪽의 봄 풍경 - 산수유, 벚꽃
나태주 시인의 "꽃 .1"이라는 글에
꽃1
"다시 한번만 사랑하고
다시 한번만 죄를 짓고
다시 한번만 용서를 받자
그래서 봄이다."
라는 글이 있습니다.
겨우내 움추리고 살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다 저질러 놓고는 .
'고해성사' 하듯 이랬어요, 저랬어요. 그 동안 사연 설명하듯 ...
새봄이니까
새롭게 살고 싶다고 변명하는 걸까요?
봄이 저기 와있다기에
그냥 앉아만 있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새봄을 맞이하러 자연 속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햇살이 조금 그럴듯한 날,
먼 남쪽으로 봄마중 나가보았습니다.
산수유는 거의 만개했고...
목련은 그 순백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대요.
달리는 차창 문을 열고 내다 본 지리산을 배경으로한 산수유 풍경입니다.
구례 산동 산수유 마을 근처에서...
구례 산동 '상위' 마을은
조선 선조 40년 임진왜란 무렵부터 부자터라 하여 홍씨, 구씨가 입주하기 시작한
해발 500미터 지점의 부자마을이라 합니다.
'구 씨' 세거지 표식.
거북이 형상이 자리잡고 있네요.
엄청 오래 된 '산수유 나무'
수백년은 되어 보이지요?
바윗돌 사이로 흘러 내리는 계곡물이 산수유와 함께 어우러진 모습.
관광 나온 봄처녀들의 마음이 설레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이 길로 주욱 걸어가 봅니다.
이 근처에는
참 많은 동글동글하고, 크고 작은 바위들로 가득하여 생활에 이용하지만
밭농사는 힘들었을듯.
그래서 '산수유' 재배가 적격이었나 봅니다.
온통 산수유 만발.
계곡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제법 들립니다.
엊그제 내린 비가 계곡을 적시고...
산수유 피어남도 돕고...
봄을 알리는 모습들은
'아름다운 꽃송이'들만이 아니지요.
이렇게 초록빛 새순으로 그 밝음을 보여주는
'싱싱산뜻' 한 모습도 있는데
고개들어 꽃들만 바라봅니다그려.
눈길아래 이런 '새순'이 그 건강한 자태를 뽑냅니다.
겨울을 이겨낸 그 강인함을 숨겨내고서.
"새살은 으례 / 진힌 아픔이 가신 뒤에야 / 돋아났다 / 우리의 삶처럼"
(문재옥 시 - 봄)
건너편 지리산 자락에
구름 머금은 구름이 모여들었다가 흩어졌다가...
오늘 여행에 지장이 없도록
천천히 늦은 시간대에나 비가 내려 주기를 빌어 봅니다.
이런 멋진 풍경을 보고 싶어서 왔는데...
그 말
(나태주 시)
보고 싶었다.
많이 생각났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남겨두는 말은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입속에 남아서 그 말
꽃이 되고
향기가 되고
노래가 되기를 바란다.
저절로 탄성이 나오고...
먼 길 돌아 찾아 온 보람이 있었어요.
좋다. 좋다고 하니까 꽃도 좋고, 바위도 좋고 계곡도 좋다. 계절도 좋고, 자연도 좋고, 관광나온 사람도 좋다.
개나리 길도 참 좋다.
세상만사가 다 좋아진다.
세월 탓, 인증 탓.
개나리꽃 가지가 가리키는 저 끝은 어디를 향하는 것일까?
궁금해지대요.
갑자기!!!
꽃가지 아래 숨겨져 있을 봄을 찾아 꼼꼼이 살피는 손길, 눈길.
어렵게 찾은 봄을 카메라에 담아둡니다.
돌아서면 다시 그리워질테니까요.
이런 집에 사시는 분들은
노랑 꽃송이와 함께 둥글둥글 돌멩이들이 다져주는 꿈들 덕분에
희망의 상징이라는 '노랑' 과 함께
언제나 행복이 가득할 것 같아요.
계곡의 물들도
'산수유 바라기'가 되어
'느리게 흐름'의 철학을 깨우치며 지나갈까요?
대나무표 쌍대포 - 아이들 병정놀이에 써볼꺼나???
참 많기도 한 돌덩어리들, 돌담장,
그리고 돌담장 골목.
어라!!! 지리산이 어두워지네요.
비구름이 가득하지만 소원을 빌었으니
빗방울이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 기대.
(실제로 비가 내리지는 아니했습니다. 다행)
노랑 산수유와 돌담장의 조화로움.
이런 분위기에는 두 연인이 서있어야 딱 어울릴텐데... 아깝다.
길게 늘어진 가지들. 두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조화로움.
이런 모습을 본 받아야할 사람들의 묘미.
꽃동산.
요즘은 '꽃차례'란 말이 조금 빗나가는듯.
서로서로 먼저 봄 세상으로 나가려 경쟁하는지
동시에 봄꽃들이 다 피어나 있습니다.
산수유, 생강나무, 개나리, 진달래, 동백, 목련, 명자꽃...
이제는 배꽃들까지.
빨강색 지붕과
잘 어울리는 산수유 노랑색
그리고 꽃과 지붕과 굴뚝...
1
2
3
4
5
6
7
8
9
10
11
12
아름다운 산수유를 보며 수많은 시인, 문인들이 칭송했지요. 그중의 하나를 소개해 봅니다.
산동, 그리움
(우미자 시인)
산수유 꽃그늘 가지 사이로
그대 모습 아른아른 은하수로 흘러가면
산수유 꽃그늘 가지 사이로
그대 고운 웃음 꽃잎 속에 피어나네
산수유 꽃그늘 가지 사이로
수묵처럼 번지는 그대의 향기
산수유 꽃나무 가지 하나에
내 사랑 별이 되어 노랗게 피어나네
동화속의 별장 - 주인장은 행복하시겠어요.
이끼가 덮힌 바위 - 돌담
산수유 고목에 기생하는 버섯
돌틈새에 새롭게 자라난 초록색 새잎들.
이왕 남쪽지방의 봄맞이 길에 더 남쪽으로 내려가서 받은 선물
섬진강변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네요.
섬진강 범람의 흔적이 아직까지도 지워지지 않았어도
강 건너 벚꽃길은 여전히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곳의 벚꽃은 며칠사이가 최고 절정일듯...
우연히 들리게 된 섬진강변 벚꽃길 어느 팬션의 모습
작은 폭포
정원
석순 모양의 돌
노랑 개나리 숲
다시 길따라 꽃길따라
섬진강변의 벚꽃길
벚꽃 터널
승용차 안에서 바라 본 벚꽃길
활짝 핀 벚꽃길 - 섬진강 건너편 광양쪽의 모습
귀가길 - 코스를 정령치쪽으로...
그런데 아직도 지리산록 한쪽에 남아있는 얼음
정령치 휴게소에서 바라본 지리산 봉우리들
비구름이 가득했습니다.
문재옥 시인은,
목련이라는 글에서
"폈는가 싶은데
어느새 지고 있는
저 아름다운 겸손을
"봄"이라
불러본다.
라고 표현했습니다.
봄이 어느 사이 우리 곁에 와 있었고, 잠시 둘러 보는 사이에
봄을 즐기지도 못하고 금방 떠나보낼지도 모르겠다. 는 생각이었는데,
"새살은 으례 진한 아픔이 가신 뒤에야 돋아났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처럼"
진한 아픔만큼 벌써 봄은 다가왔으니 다가온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 방법들을
찾아 봐야겠어요.
그러려면 '건강'해야겠지요.
몸도 마음도...
'아름다운 우리 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산 유기방 수선화 (0) | 2022.04.16 |
---|---|
진도 운림산방 (0) | 2022.04.09 |
성수산 상이암 (0) | 2022.03.27 |
홍매화 마을 - 순천 매화 골목 (0) | 2022.03.03 |
군산 은파 - 물빛, 별빛 다리 (0) | 2021.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