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갑사 - 풍경
월요일부터 시작한 비가 며칠동안 계속되어 그동안,
"가을비 우산속에 ~~~" 같은 유행가 마음으로
견디던 시간들이 우울해집니다.
서울지방과 충북지방에 첫눈이 내렸다 하니
'입동 절기'가 제대로 들어맞는구나... 하는 생각이지만
기온이 많이 내려갔어요.
비도 줄기차게 내리고...
오늘은,
"비온다고 그냥 집콕만 하려고?" 하는 말에
비는 오지만 '계룡산 갑사'로 나들이를 해봅니다.
아침녘에는 파란 하늘이 잠깐 보였으니
개일듯한 느낌도 들고...
갑사에 도착하여 절마당으로 들어 가는 길. 단풍잎과 빨강 우산이 잘 어울리대요.
비가 와서 속세의 찌든 먼지를 모두 씻어 내렸는지
노랗고, 붉고, 푸른 잎들이
더욱 깨끗해 보입니다.
맑은 날보다도 더 아름다워요.
'갑사로 오기를 잘했다' 싶었습니다.
고목나무에 푸르디 푸른 잎이.... 억센 생명력.
입구의 전각들이 나뭇 사이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늘로 날아 오를듯. 전각의 지붕 끝 처마.
'계룡 갑사' 현판
대웅전 뒤로 보이는 계룡 산줄기에
비구름이 만들어 낸 '운무'가 하늘로 날아 오릅니다.
공양미로 부처님전에 삼배 올리고...
법당, 템플스테이, 참선 공간 등 전각들 사이로 보이는
기와담장과 가을 꽃들...
단풍진 잎들이 화려합니다.
푸른 소나무
붉은 단풍
뒷 산의 잡목들이 만들어 내는 색채의 혼합이
아름답습니다.
화려하기까지 합니다.
'월인천 강지곡'이 담긴 목판본을 보관하는 곳인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550년이나 지난 국보.
참으로 귀한 전통문화재입니다.
"월인석보"를 새겨 책으로 찍어 내던 판각으로서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것중 유일한 판목이래요.
길게 이어진 기와 담장의 아름다움.
주변 경치가 아름다워서
저절로 수행이 될듯한 공간입니다.
노랑, 초록, 빨강의 3색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듯,
단풍이 곱대요.
빗사이로 넉넉한 마음으로
전각들 사잇길을 걷는 관관객들.
겨울비도
이슬비인듯, 가랑비인듯....
그냥 그렇게
조용조용 내려 주었습니다.
아무렴...
부처님 도량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내리는 비!~
아니겠어요.
뒷편 길로.... 돌아서 갔어요.
전각 주변의 빨강 단풍 과 누들 감들이 주렁주렁 보입니다.
가을의 정수.
거기에 노랑노랑한 나뭇잎들.
가장 한국적인 가을 모습
갑사승탑 - 고려초기로 추정
휘감아 돌아가는 기와담장의 멋스러움.
노랑색 단풍잎도 깔끔하고 아름답습니다.
작은 폭포와 쌓여 있는 낙엽들.
비가 개이니까 파란 하늘이 선명히 보이고...
주변 풍광과 단풍이 더 밝게 보입니다.
나태주 시인이 "아끼지 마세요"에서
(중략) 마음또한 아끼지 마세요.
마음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런 마음 그리운 마음
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가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이 되지요.
(생략)
좋은 경치 안보고 '그렇다는 구나' 하면 무얼하나요?
이렇게 멋스런 풍경을 직접보고 느껴야 좋을 것 같아요.
돌담이 많이 보입니다.
해묵은 가지에 새로운 가지의 생성 모습 ㅡ 특이합니다.
단풍이 가득한 주변 풍광
철당간및 지주
15미터로 국내 최대라 하며, 원래 28마디였는데
고종30년에 소실되어 지금은 24마디라고.
통일신라 초,중기 양식으로
방향은 대웅전을 향하고 있답니다.
언덕위의 잡목들도
한창 아름답다는 소리를 듣는 계절입니다.
그들이 있어 더 아름다워 보이는 세상입니다.
동행이 가장 아름답다 말하는 단풍.
배경의 파란 하늘이
단풍을 더 빛나게 해주는 모양새입니다.
단풍 숲속의 대화
뒤돌아 나오면서 아쉬움을 남기며....
계룡산 제일의 절마당 - 갑사
내년 4월 마지막주에 또 다시 와야 할 것 같아요.
이제 비가 그쳐서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린 물방울이 더 귀엽게 보입니다.
집까지 갈 동안 비는 오지 않겠지요?
부처님의 은덕으로...
식당가에서 '산채나물정식'으로 식사하면서
창밖으로 내다본 산줄기 풍경.
벌써 겨울로 들어섰다고
춥고, 떨리고,
세월은 흐르고...
그래도 '스스로 행복해지자.' 하는 마음입니다.
그게 오늘 부처님전에 드린 약속입니다.
악세사리 사진몇 장.
내변산 내소사길 바로 옆 '지장암의 옹기들'
내소사 옆 작은 암자 '지장암'
격포 채석강의 가을
금방 겨울로 다가섰지만
붉디붉은 단풍잎새에 물들어 버린
이 가을의 깊은 서정에!
아린 가슴 버히지 않을 귀한 시간들이 되소서.
건강이 제일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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