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나라

구례 사성암의 석양

홍담 2019. 10. 14. 19:36



구례 사성암의 석양





지리산 노고단에 오르기 전 날. 오후의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길상암 스님의 안내로

(이건 대단히 송구스런 사연이었고, 자세한 설명까지 들을 수 있어서 대단 감사한 일)

해 저문 사성암에 올라 구례쪽 들녘과 휘돌아 나가는 섬진강 흐름을 보았네요.







석양빛 들녘


대개의 경우, 아침녘이나 점심때쯤 올라서 절 모습을 두루 살피고 다음 목적지로 떠나기에

석양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우리는 스님의 안내까지 받았으니

가히 부처님의 가피라 할만 합니다.

나무 부처님 합장!!!












섬진강변이 잘 내려다 보입니다.








깎아지른듯한 절벽에 담쟁이 덩쿨이 낙엽지어 붉은 벽과 잘 어울리는 모습.

그 난간에 아름다운 소원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고...
























법당을 관리하시던 보살이 딱 한 컷만 담아 가라고 허락했는데...

컷을 담아 돌아와서 살펴보니 한 컷은 흔들려서

사용하지 못했네요.  보살님의 말씀을 어겨서...


암벽에 새겨진 부처님 모습이 특이 해서 더욱 신비스럽답니다.





절벽 난간의 좁은 터에 쌓아 올린 법당의 처마가 석양빛에 더욱 아름답게 보입니다. 

















재주가 참 용하다는 말이 있는데,

절벽과 난간에 의지하여 쌓아 올린 법당 건물은 범상스런 목수가 지어 올린 게 아니라 

부처님의 가피로 이루어진 기도 도량일 것.

대단합니다.   

그 능력과 기술이...


 










신도들의 정성과 공덕이 깃들여진 기왓장 하나 하나가 만들어 놓은 무늬도...

담장 위에서 예술품이 되었네요.








기와를 받치고 있는 서까래의 단정함. 기와지붕의 살짝 휘어 오른 곡선이

대조적인 미적 요소들이라 할 수 있을까요?








이 소원을 비는 벽면 벽화의 내용을 살펴보면,

석양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부처님.

 그 아래 격랑속에서 뗏목을 조종하는 뱃사공 (아마도 섬진강으로 운반하는?)과  사성암에서 

안전을 빌고 있는듯한 여인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마도 부부같은....


모든 이들의 소원이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위험과 고난의 일상에서 안전하게 살아 가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들이 아닐까요??? 


우리 일행들도 이번 여행의 안전을 빌어 보았습니다.












구례 너른 들을 휘어 돌아가는 섬진강의 모습.











여기는 산신전 보다 더 높은 산왕전이네요.








도선굴

 이 굴 안에서 간절한 기도로 삶에 대한 깊은 도를 깨우치셨을 듯.








암벽에 육손인가... 약초가 붙어 살고 있다고...

식물에 대한 우둔함으로 두리번 두리번.








석양의 빛이 더 강렬하게 비취는데...나그네 발길은 바빠지고,

내려다 보이는 섬진강 물줄기는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조금씩 각도가 달라지면서 나뭇잎의 반짝임도 그 분위기를 달리 하는듯.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열이튿 날의 달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파란 하늘에 환하게 제 모습을 보여주는 달빛도 그럴듯하게 좋아보이는 것은

여행객들의 괜한 느낌일 겁니다.

단청이 빛나는 법당의 처마 꼬리가 마중나와서???







달과 더 친근한 건 둥근 암반 바위일까???








아니다!

한 해를 마무리 해내는 저 나뭇가지와  가랑잎과 더 친한가 봅니다.













더 가까이, 더 가까이 당겨 봅니다. 아니 땡겨 봅니다.

참 밝은 달입니다.

보름달은 아니어도...참 밝은 달빛입니다.









석양 빛이 더 밝아지는 걸 보니 해가 꼴까닥 넘어 가기 직전인가요?

사성암 전각이 타오르듯 밝아지는데

그 빛은 불도를 터득한듯 순해진 것 같습니다.





















이제 산중속 절로 돌아가서

내일 새벽참에 성삼재부터 노고단 정상까지의 걸어 올라

해오름과 운해 만나기 준비를 하려 합니다.






지금은 좋은 때, 램프에 불이 켜질 때.

모든 것이 이토록 조용하고 평화로운 저녁,

새의 깃털 떨어지는소리까지도 들릴 것 같은 이 고요함.


지금은 좋은 때, 가만가만히

사랑하는 사람이 찾아오는 바로 그런 때.

산들바람처럼 연기처럼.

조 용 조 용 천 천 히.

(나태주, 지금은 좋은 때)







노고단의 해오름과 구례 남원 방면의 운해.

기대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