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우리 동네 소묘.
아침부터 초미세먼지가 '나쁨'이라는 핑계로 늦장을 부려서인지
온몸이 늘어지는 기분, 찌뿌둥해서...
동네 앞 작은 공원 옆 산책기로 나서 보았더니...
공터 여기저기에서 작은 텃밭의 밭이랑을 만들기도 하고
파, 마늘, 상추 등을 거두기도 하며
역시 봄이 훨씬 가까이 와 있음을 알게 헤주대요.
반갑지 않은 코로나 때문에 바짝 긴장하다 보니 쉬이 느끼지 못했을 뿐.
어느 시인이,
해 뜨느 것이 황홀이고, 해 지는 것이 황홀이고,
새 우는 것 꽃 피는 것이 황홀이고,(생략)
도대체 너는 어디서 온 거냐?
어떻게 온 거냐?
왜 온 거냐?
천 년 전 약속이나 이루려는 듯.
봄도 그런 것일까요? 황홀한 것이고, 수 천 년 전의 약속을 이루기 위해서....
남녘보다는 늦게 피는 매화도 어느 양지바른 모퉁이에는 이렇게 봄을 알리기 위해
피어난 한 두 그루의 꽃은 있기 마련이려니...
(우리 아파트에는 두 그루에 매화가 피었네요)
흑백으로 보는 꽃 모습도 아련한 추억입니다.
천연색으로 각인된 눈동자에도 새롭게 보일런지 궁금!!!
모두들, 봄 매화를 좋아 해요.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고,
그대도 좋고,
모두들 좋아져요.
저 멀리 봄이 올 때
들녘의 봄 하늘이 아련하던 생각이 되살아 납니다.
아지랭이는 아직이지만
봄 공기가 확실하게 달라 졌음은 느껴집니다.
엇그제 보다도 매화 가지의 꽃송이도, 매실나무 가지도
더 진해진 색깔로 봄이 더 가까이 왔음을 알려 주는 듯 합니다만
마음이 바빠서 잘 살피지 못한 내 마음이 아둔한 것일테지요.
미세먼지가 조금씩 걷히는지 하늘이 참 파래요.
나이 탓인지 예전 생각대로면 이 정도의 파란 하늘은 보통이고 별 뉴스거리도 아니었는데...
파란 하늘만 보면 신기할 정도니...
나태주 시인의 말, - 너무 많이들 말해서 식상해졌지만 아름다운 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매화도 그러네요. 남녘에서의 청매 축제가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었다지요?
홍매도 예쁠텐데... 아쉽네요.
선암사, 순천의 홍매도...
조금 늦게 피는 화엄사 흑매도 코로나 속에서 봐야 하나???
궁금합니다.
산수유도 마음이 바빠 보입니다.
동네 작은 공원에서도 봄맞이 준비가 한창임을
저기 남녘만 생각하다가 놓칠뻔 했습니다.
솜털같이 망울을 터뜨리려는 목련의 모습도 귀엽고....
산수유, 목련, 소나무 등이 함께 어울린 그들의 봄맞이.
황홀이라는 시인의 말처럼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 줄테니
기대가 큽니다.
오늘의 가장 큰 수확은,
우리 동네의 산책길.
시청쪽으로 가는 길목에 사진작가들이 십여명.
며칠 전에도 보았는데...
임진왜란 때 사용한 "천자총통' 만한 카메라를 삼각대 위에 올려 놓고
한 곳을 향해 조준?하고 있길래 가까이 다가가서 물어 보니
지난 번에는
"새를 기다린다."고.
오늘은 카메라 모니터를 보여 주며,
"새를 찍었다."고.
"어떤 새?"
"저기요"
가리키는 곳을 바라니 커다란 두 나무 가지 위에 수십 마리의 새들이 앉아 있대요.
철새(홍여새, 황여새)인데 두 그룹의 새떼가 이 때 쯤이면 (7년 전에 왔었다고)
시청쪽 사거리 나무와 이 곳의 나무에 날아 와,
붉은 열매를 먹이로 먹고 지내다가 간답니다.
와!!! 시간 맞추어 카메라 설치하고 붉은 열매를 먹는 장면을 찍는 그 인내심과 열정에 감탄하고
내 작은 카메라에도 담아 보았는데...
권총만한 내 걸로는 이 정도 사진밖에 못 담았습니다만.
궁금한 것은 '모두 한 곳을 바라 보고 있는 새들 - 방향이 북쪽이던데???
아래 새들 가운데 오른쪽 가지의 새들은 모두 한쪽을 바라보는 모습이 경계병들인가~~~???
대부분이 북쪽을 바라보며 앉아 있대요???
민들레가 벌써???
날개 달린 씨앗을 날릴 준비를 한 것인지~!
아마도 작년의 결실이 지금까지 남이 있는 건 아닐테고...
궁금한 것이 많은 오늘 - 봄날.
농촌에서는 봄 맞이 준비에 농사 준비에 한창이었습니다.
건강하게 봄을 맞이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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