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나라

만수산 무량사 가을풍경

홍담 2024. 11. 8. 20:31

만수산 무량사 가을풍경

(부여군 외서면)

 

 

'푸른 물감이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이 맑고 푸른 가을 날'

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과 똑 닮은 날입니다.

'하늘이 너무 푸르러 쪽박으로 한 번 떠마시고 싶은 마음이래요.'

대단한 표현입니다.

 

조용한 산사 옆길

평지이면서 걷기 좋은 코스로

빨갛게 익은 감나무가 반겨주고, 억새밭이 있고

산길로 오르기전 작은 암자들이 있고...

 

 

무량사 옆... 걷기 좋은 숲길을 걷고 되돌아 나오는 가을나들이객들.

 

곁의 주차장 옆에 맛집 '수제 돈가스집'과 

조금 내려간 면소재지에 '다슬기 '탕집 등

여러 음식점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만수산 무량사 일주문 현판

 

 

금년은 단풍이 늦다는데  비교적 단풍이 잘들었어요.

 

 

일주문에서 뒤돌아 본 극락교 건너편...

 

 

사천왕들의 표정관리

 

 

고려 초기 시대의 극락전 앞에

오층석탑과 석등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었구요.

 

 

 

극락전, 오층석탑, 석등

 

 

 

 

 

오랜 세월을 부처와 함께 했을 고목

 

 

문이 열린 전각에

조선초기 세조와 단종과의 사연이 깊은

'생육신 김시습' 선생이 모셔져 있습니다.

 

 

 

경내 전각들의 모습

 

 

벽에 붙어 있는 주련들의 한자를  해석한  글들이 있어

그 뜻을 알아볼 수 있게 해 놓았음이 참 좋았어요.

 

 

 

사찰 밖, 숲길쪽에서 바라본 전각

 

 

걷기 좋은 숲길.

어제도 왔고 오늘 또 왔다는 여인들의 대화를

귀동양하며...

 

 

 

가을 하늘이 담긴 계곡 웅덩이

 

단풍 사이로 억새 밭길이...

 

 

느티나무 길을 지나서...

평지 숲길 그 안으로 걸어가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감나무, 억새, 떡갈나무들 곁을 지나고

작은 암자 '태조암'도 바라보고...

걷는 거리도 무리가 가지 않는 적당한 거리입니다.

 

 

 

잡목 단풍 사이로 보이는 '극락전'

 

 

가을이 깊어갑니다.

김필연 시, 박경규 곡의 '가을 앓이' 가곡이 들려오는 듯 싶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네

이 계절을 어찌 지내시는가

 

하늘은 높이도 비어있고  바람은 냉기에 떨고 있네

이 가을 깊은 서정에  가슴 베이지 않을  지혜를 일러 주시게

오늘도 그대가 놓고간  가을과 함께 있네

 

들려주시게 바람에 드러눕던  갈대처럼 풋풋했던 목소리

보여 주시게 붉나무 잎새보다 더 붉던 그대 가슴을 (반복)

 

가을이 깊어 가네  이 계절을 어찌 지내시는가

하늘은 여전히 비어있고  바람은 여전히 떨고 있네

 

이 가을 깊은 서정에 

가슴을 베이지 않을 지혜를 일러 주시게

 

 

만수산, 극락전, 억새 밭 - 파란 하늘

 

 

가을 볕이 가득한 잔디밭 건너로

숲길을 걷는 나들이 객들이 가득했어요.

 

 

 

가을이 좋아  노랑, 파랑, 빨강 빛 낙엽들이 따라 들어오고 ,

온 하늘은 온통 푸른 바다가 되면 

모두들

또 다른 계절로 떠나고 싶어한답니다.

 

그러나 아직은,

오래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 줄거라는 믿음과 소망의 계절,

가을 하늘이 이렇게 파란색으로 여기 가득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파란 하늘속 흰구름 그리고 붉은 단풍잎...

 

 

숲길 끝까지 걷고 되돌아 나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상쾌해 보입니다.

 

 

 

장석주 시인은 '대추 한 알'이라는 글에서 

-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리는 없고, 저 안에 태풍이 몇 개, 천둥이 몇 개, 벼락이 몇 개 - 가

담겼을 꺼라 했는데

이 산골 감나무도

'얼마나 많은 천둥 번개와 태풍에 놀라고 까무라치는 세월을 겪어내고서

이렇게 충실한 홍시를 주렁 주렁 맺어 놓았을 텐데... '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더욱 사랑스럽습니다.

 

 

 

 

 

 

 

 

 

4킬로 정도 떨어진 곳,

이웃의 '화암사' 요사채 곁의 소나무와 가을꽃

 

 

 

산속 지하수가 흘러 내리는 바위 구멍 - 인공석일까? 자연적인 패임일까?

고려초기대의 사찰이라는데...

 

 

 

보령호(댐) 길의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기

 

봄 날이나 여름 날에 마시는 한 잔의 커피보다

낙엽지는 가을날 마시는 한 잔의 커피.

그리고 만남의 이야기들이  더 긴 여운으로 남을 것  같아서

'방아간 참새 들리듯'  다녀갑니다.

 

커피 한 잔의 내음을 맡아보고,

뜨거운 생강차도 후후 불어 마시며

'작은 행복'을 누려 보는 시간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본

석양의 하늘색 변화가 아름답습니다.

 

 

 

 

 

 

...가을은 혼자 있어도 멋이 있고

둘이 있으면 낭만이 있고...

 

시인, 작가가 아니더라도...

한 편의 시와 그리움과 노래가 만들어 질 것 같다는 말들이 

생각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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